[소설] 구의 증명
✐현대문학 / 애정 소설
✐
쇠맛 소설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이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렇게 도파민에만 절여진 독서 습관은 정말 좋지 않을텐데..ㅎㅎ..
'공부하다보면 뇌가 오히려 굳는 느낌을 받으니까~.. 뇌를 활성화 시켜야 공부가 잘되지~ 조금만 읽고 그만두자..'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면서 1시간 반만에 다 읽었다.
쓰레기에 향수를 뿌린 듯한 피폐애정 소설이라는 별칭에 정말 딱 맞는 책이었다.
[네이버 도서]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2a2CE
*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다인칭 시점의 책은 이게 누구의 관점일까 생각하며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누구의 시점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 윗 부분에는 ○가 담이의 시점, ●가 구의 시점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구분하기 굉장히 편했었다.
지금의 ‘인간적’이라는 말과 천 년 후의 ‘인간적’이라는 말은 얼마나 다를까…… 천 년 후 사람들은 지금과 완전히 다르리라 믿고 싶다.
이 구절을 넣은 글쓴이의 의도는 잘 해석하지 못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공감했던 구절이다.
요즘 세상의 온도는 너무나도 차가워서 천 년 후가 아니더라도 인간적이라는 말이 좀 달라졌으면 하는..생각이다
(사실 더 차가워 질 것 같긴하다..;)
담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담이를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담이와 걷고 싶었다. 담이와 걷는게 겁났다. 담을 만나고 싶었다. 담을 영영 보고 싶지 않았다. 담이 앞에서는 어떤 표정도 지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운다면 그건 담이 앞이어야 한다. 다시 웃어도 그건 담이 앞이어야 한다.
노마가 죽고 의도적으로 담이를 만나지 않을 때
진주 누나가 담이는 어디갔냐라고 물어본 말에 대한 대답인 위의 말(구의 생각)이
죽음을 함께 한 누군가에게 가질 법한 그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정말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우리의 행복. 행복이기에 불행.
어떤 사람이 쓴 서평에서 구를 먹음으로서 담이 구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적어둔 것을 보았다.
소중한 무엇을 먹는다는 행위는 실제로 예전부터 고유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글도 책을 읽고서 알게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관습이 있다한들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기에 먹는다는 표현보다는 책의 표현이나 서술에 집중해서 읽었었다.
나는 이 소설에서 둘의 사랑을 증명하는 주체가 담이 아니라, 구일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구의 말들이, 그만의 사랑을 증명하는 과정이 결국 이 책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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